탁구를 즐기는 동호인이라면 한번쯤 "어떤 블레이드가 나에게 맞을까?" 하는 고민을 해보셨을 겁니다. 탁구 실력 향상에 있어 자신에게 맞는 블레이드(목판)를 선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탁구 블레이드에 관한 모든 것, 그 구조부터 추천 제품까지 상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탁구 블레이드, 그립 방법부터 이해하기
탁구 블레이드는 크게 두 가지 그립 방법에 따라 나뉩니다. 바로 '셰이크핸드 그립(Shakehand Grip)'과 '펜홀드 그립(Penhold Grip)'입니다. 이 두 가지 그립 방식은 라켓을 쥐는 방법뿐만 아니라 플레이 스타일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셰이크핸드 그립은 말 그대로 악수하듯 그립을 쥐는 방식으로, 현대 탁구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방식입니다. 양면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 포핸드와 백핸드 전환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펜홀드 그립은 펜을 잡듯이 그립을 쥐는 방식으로, 특히 손목 가동 범위가 넓어 서비스나 리시브, 대상(臺上) 기술 구사에 유리합니다. 포핸드 타법에서 더 큰 회전과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통적인 일본식 펜홀더는 한쪽 면에만 러버를 부착하여 백핸드 탑스핀 구사가 제한적입니다.
현대 탁구에서는 빠른 박자의 강력한 백핸드 탑스핀을 구사할 수 있는 셰이크핸드 그립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정식으로 탁구에 입문할 때는 셰이크핸드로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2. 탁구 라켓의 구성, 블레이드와 러버의 조합
탁구 라켓(Racket)은 크게 블레이드(Blade)와 러버(Rubber)로 구성됩니다. 이 두 가지 요소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반발력, 컨트롤, 스핀 등 라켓의 특성이 결정됩니다.
주의할 점은 일체형 라켓입니다. 문구점이나 온라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일체형 완제품 라켓은 블레이드와 러버가 분리되지 않는 형태로, 제대로 된 탁구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성능에 한계가 있고, 러버 수명이 다했을 때 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결국 언젠가는 고성능 라켓을 구매하게 될 테니, 처음부터 블레이드와 러버를 따로 구매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
3. 블레이드의 소재와 그 특성 이해하기
국제탁구연맹(ITTF)의 규정에 따르면 블레이드는 크기, 모양, 무게에 제한이 없지만, 구성의 85% 이상이 목재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코토, 림바, 키리, 히노키 같은 목재가 사용되며, 각 목재마다 고유한 탄성과 경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블레이드는 목재 구성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단판(통판): 주로 일본식 펜홀더 선수들이 사용하며, 한 장의 목재로 만들어진 형태입니다. 충격에 부러질 위험이 있어 일정 두께가 필요합니다.
2. 순수 합판: 여러 층의 목재를 접착제로 붙여 만든 형태로, 단판보다 안정적인 구조를 제공합니다.
3. 특수소재 합판: 목재 사이에 카본, 아릴레이트, 자일론 같은 특수소재를 삽입한 형태로, 현대 탁구에서 가장 인기 있는 형태입니다.
특수소재 합판은 다시 '아우터(Outer)'와 '이너(Inner)'로 구분됩니다. 아우터는 특수소재가 표층과 중간층 사이에 위치하는 구조로, 특수소재의 특성이 더 강하게 드러납니다. 반면 이너는 중간층과 중심층 사이에 특수소재가 위치하여 특수소재의 특성이 좀 더 절제된 형태로 나타납니다.
특수소재가 바깥쪽에 위치할수록 목재의 자연스러운 울림은 억제되지만, 반발력과 비거리가 증가하는 특성을 보입니다. 반대로 안쪽에 위치할수록 목재의 감각은 살아있으면서 특수소재의 장점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대표적인 특수소재로는 카본(Carbon), 아릴레이트(AL: Arylate), 자일론(ZL/PBO: Zylon)이 있습니다. 카본은 가볍고 단단하면서 반발력을 높이는 성질이 있고, 아릴레이트는 부드러운 느낌과 라켓의 떨림을 억제하는 특성이 있으며, 자일론은 아릴레이트와 비슷하지만 조금 더 단단한 감각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소재들을 직조하여 아릴레이트 카본(ALC), 자일론 카본(ZLC) 같은 복합소재가 탄생했습니다.
이러한 특수소재들은 블레이드의 개체 편차를 줄이고, 스위트 스폿(반발력이 최대로 나오는 지점)을 넓혀 더 효율적인 타구를 가능하게 합니다.
4. 블레이드의 구조적 특징 알아보기
블레이드의 구조는 크게 헤드(Head), 윙(Wing), 그립(Grip)으로 구분됩니다. 각 부분의 특징과 역할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헤드(Head)는 실제 공이 맞는 부분으로, 대부분 원형이지만 때로는 특이한 모양의 헤드를 가진 블레이드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공격형 블레이드의 표준 크기는 세로 157mm, 가로 150mm 정도이며, 헤드의 중심에서 약간 윗부분에 스위트 스폿이 형성됩니다. 블레이드의 구조와 소재에 따라 스위트 스폿의 크기가 달라지며, 같은 형태라면 스위트 스폿이 넓을수록 더 좋은 블레이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비형 블레이드는 공격형보다 헤드가 더 크게 설계되는 경향이 있으며, 공격 전형이라도 라켓 끝에 무게 중심이 더 실리는 것을 선호하거나 전진에서의 블록이 주력인 선수들은 헤드가 큰 블레이드를 선호하기도 합니다.
윙(Wing)은 헤드와 그립이 연결되는 매끈한 부분으로, 형태에 따라 그립감과 타구감에 영향을 미칩니다. 윙의 깊이나 너비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호도가 갈립니다.
그립(Grip)은 블레이드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대표적인 그립 형태로는 FL(Flared, 나팔 모양)과 ST(Straight, 곧은 모양)가 있으며, 이 외에도 CO, AN, 테나리 같은 특수 그립이 있지만 입문자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립 선택에 관해서는 많은 고정관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FL은 손이 작은 여성에게, ST는 손이 큰 남성에게 적합하다'거나 'FL은 안정감이 좋고, ST는 각도 변화에 유리하다'는 말들이 있지만, 실제로는 같은 FL이나 ST라도 제품마다 형태가 다양하기 때문에 본인이 직접 잡아보고 편하다고 느끼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좋은 그립이란 손에 힘을 빼고 쥐었을 때 손안에 공간이 적당히 채워지며, 포핸드와 백핸드 전환 시 그립을 크게 고쳐 잡지 않아도 되는 그립입니다.
블레이드의 무게는 제조사마다 의도한 성능이 구현되는 평균 중량이 있으므로, 평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필요에 따라 평균보다 2~3g 정도 가볍거나 무거운 블레이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목재로 이루어진 블레이드는 계절에 따른 습도 차이로 무게 편차가 생길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블레이드의 수명은 물리적 파손이 없다면 반영구적이지만, 목재의 특성상 습기에 민감하기 때문에 땀이 많거나 관리가 소홀한 경우 짧게는 반년, 보통 2년 정도면 감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5. 블레이드 추천: 왜 비스카리아인가?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블레이드를 선택하기 어렵다면, 버터플라이의 비스카리아를 추천합니다. 비스카리아는 코토-ALC-림바-키리-림바-ALC-코토 구조의 아우터 블레이드로, 현재 국제 탁구 무대의 대세인 아릴레이트 카본(ALC) 소재를 사용합니다.
비스카리아를 추천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검증된 품질과 성능: 1993년 출시된 이래 30년간 전 세계 탁구 동호인과 프로 선수들에게 사랑받는 제품으로, 적당한 반발력과 절제된 울림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랜드 슬래머를 비롯한 세계 랭킹 상위권 선수들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품질이 검증되었다는 뜻입니다.
2. 기준이 되는 블레이드: 탁구를 계속하다 보면 다양한 블레이드를 시도해보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비스카리아는 하나의 기준점이 됩니다. '용품병'이라는 말이 있듯이 용품 조합의 재미도 탁구의 큰 즐거움 중 하나인데, 비스카리아는 그 출발점이 되기에 좋습니다.
3. 단종 위험이 적음: 많은 블레이드가 선수 이름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출시되어 계약 만료 시 단종될 위험이 있지만, 비스카리아는 선수 이름을 사용하지 않아 그런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비스카리아로 시작해 다른 블레이드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는 것은 현명한 선택입니다. 어느 정도 경험을 쌓은 후 비스카리아 대비 반발력이나 울림의 차이를 느끼며 자신에게 더 맞는 블레이드를 찾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6. 비스카리아가 아니라면? 다양한 대안 블레이드
물론 비스카리아가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그립이 손에 맞지 않는다면 다른 대안을 고려해야 합니다.
탁구 세계에는 '동일구조 블레이드'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는 합판의 소재와 구조는 동일하지만 그립과 윙만 다른 블레이드를 말합니다. 특히 버터플라이 브랜드에는 비스카리아와 동일구조를 가진 다양한 제품이 있습니다.
비스카리아와 동일구조를 가진 블레이드로는 티모볼 스피리트, 티모볼 ALC, 장지커 ALC, 판젠동 ALC, 린가오위엔 ALC, 마츠다이라 켄타 ALC 등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그립이 손에 맞으면서 가장 저렴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2025년 1월 기준으로는 티모볼 스피리트가 비스카리아와 동일구조이면서 10만 원 초반대로 가장 저렴하기 때문에, 그립만 손에 맞다면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오프라인 탁구 매장을 방문해 직접 그립을 잡아보고 구매하는 것입니다. 만약 주변에 오프라인 매장이 없다면, FL그립 기준으로 그립이 두꺼운 순서는 장지커, 판젠동, 비스카리아, 린가오위엔, 티모볼, 켄타 순임을 참고하여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됩니다.
버터플라이 제품 외에도 좋은 대안이 있습니다. 엑시옴(XIOM)의 '36.5 ALX'는 비스카리아를 벤치마킹하여 개선한 제품으로, 그립도 비슷하고 성능도 유사하면서 10만 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더 저렴한 7만 원대의 '스트라디바리우스'도 좋은 선택입니다.
더 경제적인 옵션을 원한다면 중국 브랜드 은하(Yinhe)의 'V-14 Pro'를 추천합니다. 은하는 1986년 설립된 중국의 대표적인 탁구 브랜드로, V-14 Pro는 비스카리아의 구조를 차용하여 높은 성능을 보여주는 제품입니다. 국내 판매가는 7만 원대이며, 해외 직구 플랫폼을 이용하면 시기에 따라 3만 원대에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7. 마무리: 자신에게 맞는 블레이드 찾기
지금까지 탁구 블레이드의 종류, 구조, 소재, 그리고 추천 제품까지 살펴보았습니다. 블레이드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그립과 타구감 그리고 반발력을 찾는 것 입니다. 블레이드와 러버의 조합으로 자신만의 완벽한 라켓을 만들어 탁구의 재미를 한층 더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탁구 > 탁구 블레이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에서 인기 있는 탁구 용품은 무엇일까? - 셰이크핸드 블레이드, 펜홀더 블레이드, 평면 러버, 숏핌플 러버, 롱핌플 러버, 탁구화 (0) | 2025.04.22 |
---|---|
버터플라이 비스카리아 아우터 ALC 블레이드의 역사와 발전: 탁구 역사를 바꾼 명작의 여정 (0) | 2025.04.07 |
버터플라이 신상 탁구 블레이드 아우터포스 ALC 리뷰: 비스카리아와의 비교 (0) | 2025.04.02 |